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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인생 게임들

2026. 3. 12.

9개의 인생게임들

인생게임 9개를 정리해주는 사이트가 유행이어서 나도 해봤다. 순위는 없고 랜덤하게 나열되었다.

메탈기어 솔리드 (PS1)

신카와 요지의 메탈기어솔리드 컨셉아트

영화같은 연출,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게임 디자인. 메탈기어 시리즈를 다 좋아하지만 내가 처음 접한 메탈기어솔리드 1편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대구에서 사촌형네 집에서 처음 봤는데, 1인칭으로 총을 쏠때 호흡에 따라 조준점이 흔들리고 침착해지는 약을 먹으면 조준점이 안정되는 걸 막 대단하지 않냐고 형이 감탄하며 보여줄 때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처음 튜토리얼 격의 프롤로그가 지나고 엘레베이터를 타면 뙇~! 올라가는 순간 METAL GEAR SOLID 로고가 올라가고 by Hideo Kojima가 나올때의 감탄도 잊을 수 없지. 히데오 코지마가 자의식 과잉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정도의 스타일이라면 자의식이 과잉이 아니라 아티스트라고 인정해야한다. 

 

위닝 일레븐 4 (PS1)

위닝일레븐3

지금도 축구게임을 가장 많이 하기 때문에 축구게임을 꼭 넣고 싶었는데, 처음으로 빠져들었던 축구게임 피파96을 넣고 싶었으나 검색이 안되어 처음 접했던 위닝일레븐3를 넣으려고 했으나 역시 검색이 안되어 위닝일레븐4를 넣었다.  피파96은 지금도 정품CD를 가지고 있는데,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의 나는 축구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축구라는 스포츠 종목을 게임으로 만들었으니 이게 재미 없을 수 없겠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피파96을 하면서 축구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피파 시리즈는 지금도 매년 가장 오래 플레이하는 게임이 되었다. 위닝일레븐3를 처음 접했던 것도 대구의 사촌형님 집이었는데 와.. 밤이 새도록 형이랑 위닝일레븐3를 플레이했던 기억은 정말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나는 위닝을 처음 접했지만 피파96으로 어느정도는 축구게임의 전개를 알아서 같이 할 수 있었지만 사촌형에 비해서는 대결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어서 둘이 한팀으로 플레이 하면서 실력을 쌓아 나갔다. 위닝일레븐 시리즈 중에선 위닝일레븐10라이브웨어에볼루션(PS2) 타이틀을 가장 좋아하고 피파는 피파96에 가장 애정이 있고 피파 월드컵98을 좋아한다. 참고로 피파2000시절에 배틀탑이라는 사이트에서 피파2000 유저들과 직접 겨룰 수 있었는데 전국순위 10위안에도 들어간 적이 있다! (다만 지금처럼 유저가 많지는 않았음)

 

이코 (PS2)

ICO의 표지 이미지. 조르조 데 키리코라는 이탈리아 화가의 화풍으로 만들어졌음.

이코는 타이틀 이미지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게임 자체가 그냥 예술이다. 이코 말고도 저니(Journey)라는 PS3로 처음 나왔던 게임이 있는데, 저니를 플레이하고 나서 확신이 들었다.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이코 대신 저니를 넣었어야 했나? 하지만 이코를 플레이하며 처음으로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이코가 들어가는 것이 맞다. 잠시 저니 이야기로 빠졌는데 이코를 이야기할때 절대 빠질 수 없는 게임은 완다와 거상(PS2)이라는 게임이다. 이코 그리고 완다와 거상이라는 게임은 하나로 봐야할 정도로 비슷하지만 게임 디자인은 정말 다르다. 게임의 내용과 디자인을 일일히 설명하긴 귀찮고 재미없지만 예술이라는게 원래 그런 것 아니겠는가. 설명보다는 느껴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란투리스모4 (PS2)

그란투리스모에서 달리는 뉘른베르크는 정말 상쾌하다!

레이싱 게임을 안 넣을 수 없지. 처음 접했던 레이싱 게임은 따로 있고, 정말 재밌게 했던 릿지레이서4 같은 게임도 있지만 레이싱휠을 설치해서 그란투리스모4를 플레이할 때 그 감각은 정말 잊을 수 없다. 그란투리스모를 통해 모터스포츠를 좋아하게 되었고 레이싱이 아닌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물론 나의 실제 드라이빙과는 전혀 상관없음) 자동차의 하중이동, 코너를 공략할때 브레이크 잡는 지점과 엑셀을 다시 밟는 지점을 익히며 트랙의 랩 레코드를 줄여나갈때 즐거움. 글을 쓰며 지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젤다의 전설 : 시간의 오카리나 (N64)

3DS로 리마스터링된 젤다의 전설 : 시간의 오카리나

지금은 닌텐도의 대표가 된 미야모토 시게루가 만든 젤다의 전설 : 시간의 오카리나는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3D 액션 게임의 시스템을 잡아준 게임이다. 등장 캐릭터들의 디자인부터 마을마다 다른 컨셉, 기가 막힌 레벨 디자인이 플레이 하는 내내 감탄만 나왔다. 스토리는 정말 별 내용도 없지만 게임 디자인 자체가 정말 잘 짜여져 있어서 플레이 하는 경험 자체가 정말 재밌다. 게임은 게임다워야 한다는. 가장 게임다운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최신작인 야생의 숨결과 왕국의 눈물 역시 시간의 오카리나 못지 않게 명작이다.

 

원숭이 섬의 저주 (PC)

이 중에서 하나의 대화를 선택해야 한다. 주인공의 이름은 Guybrush Threepwood. 이름도 웃긴다.

원숭이 섬의 비밀이라는 게임의 세번째 시리즈. 원숭이 섬의 저주는 내가 처음 접한 원숭이 섬 시리즈인데, 카리브의 해적과 해적을 동경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고전적인 방식의 어드벤쳐 게임이다. 이 게임이 특별한 점은 서양식 개그에 있다. 배를 잡고 웃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피식거리게 만드는 가벼운 개그가 계속 나오는데, 그 별미는 욕배틀이다. 해적들의 칼 싸움 대신 1대1로 맞붙어서 서로 욕을 하며 싸우는데, 상대방에게 반격할 수 없는 개드립을 치면 이길 수 있다. 이 게임 이후에 3D 그래픽으로 후속편이 나왔고, 같은 제작사의 마지막 타이틀인 그림 판당고라는 게임도 정말 재미있는데, DOS 시스템으로 나온 원숭이 섬 시리즈의 1, 2편보다 미국식 TV 애니메이션 같은 3편이 그래픽적으로도 가장 좋았고 게임 자체도 정말 재밌었다. 인생게임 9개를 설명하는데 재미없는 게임이 어디 있었겠냐만, 원숭이 섬의 저주를 설명하면서 그저 재밌다는 말밖에 못하는 내 자신이 실망스럽군.

 

레드 데드 리뎀션 2 (PS4)

수많은 영화의 오마쥬가 나오는 RDR2

9개의 게임 중에서 가장 최신 게임인데, 지금 2026년 3월 기준으로 세상에서 가장 돈을 많이 써서 만든 게임이다. 이 말그대로 이 게임은 가장 큰 규모의 자본으로 만들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주는 느낌의 게임인데, 영화로 치면 헐리우드에서 만든 비싼 블럭버스터 영화인데 작품성은 영화 대부와 비슷한 레벨의 영화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 게임을 만든 락스타에서 최근에 만드는 게임들이 거대 자본의 블럭버스터 영화 같은 게임들인데, 레드 데드 리뎀션 2만큼은 작품성까지 완벽하여 내가 최근 엔딩을 본 게임 중에서 가장 위에 놓을 수 있는 게임이다.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서부시대가 끝나고 근대로 넘어가는 시점이어서 빠르게 변하는 세상과 무법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몰락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서부영화를 안 좋아하는 편인데, 레드 데디 리뎀션2 만큼은 나의 독보적인 인생 게임이다.

 

로드러너 (Apple II)

내가 플레이했던 Lode Runner의 화면은 딱 이 버전이다. 컬러 모니터가 아니었던 시절.

아주 어릴때 애플II 컴퓨터로 했던 몇몇 게임 중에서 아직도 좋아하는 게임이 로드러너이다. 워낙 옛날 게임이고 정말 단순한 게임이지만, 이 게임을 클리어하면서 수없이 좌절한 순간들이 참 기억에 남는다. 내 동생이 옆에서 보고 있고 나는 미친듯이 게임을 하는데, 뜻밖에 죽게되면 나는 환장하면서 화를 내고 좌절하고 소리를 지르고 몸부림 (미친 것 처럼 진짜 몸을 막 움직이는) 치면서 발광하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내가 했던 로드러너가 아마 원조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해서 방금 검색해 봤는데. 내가 즐겼던 로드러너가 가장 처음으로 출시된 로드러너였다. 워낙 뛰어난 완성도의 퍼즐액션 게임이라 처음이 아니라 개선된 버전일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원조였다니.. 인생 게임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게임이 확실하군. 지금도 다른 콘솔로 이식된 로드러너를 가끔 하는데, 할때마다 재밌게 한다. 

 

파이널 판타지 6 (SFC)

FF6의 오프닝 화면. 이 스크린샷만 봐도 머릿속에서 브금이 재생된다.

워낙에 유명하고 최근까지도 출시되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파판은 6편이다. 3편, 4편, 7편 등등 좋아하는 다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도 있지만 역시 6편의 오프닝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스토리도 재미있고, 턴제로 플레이하는 시스템도 정말 즐겁지만 이런 일본식 RPG게임은 노가다에서 나오는 마조히즘 같은 즐거움이 있다. 흔히들 레벨 노가다라고 하는데, 적들을 해치우며 받게 되는 점수(레벨 경험치)가 캐릭터의 레벨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복해서 전투를 하며 레벨을 키우는 행위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같은 행동(전투)을 계속 반복하면서 조금씩 받는 점수가 쌓이며 레벨도 올라가는건데 레벨이 올라가면 캐릭터가 강해지기 때문에 강한 캐릭터를 위해 필수적으로 레벨 노가다는 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 우리의 노력 중에 결실을 맺거나 내가 성장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나만 그럴수도..) 레벨 노가다는 꾸준히 하는 만큼 조금씩 레벨이 올라가며 강해지는 것을 체감하기 때문에 그 반복적인 행위에서 보람을 찾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정말 쓸데없는 것 같은데, 어쨋든 그것의 즐거움을 이용하는 게임은 인기가 많다. 물론 파이널 판타지6는 레벨 노가다 자체가 재미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런 캐릭터 성장형 RPG의 재미는 굳이 단순하게 말하면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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