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으니 참 좋네.
한때는 이 노래 때문에
바비킴이랑 윤미래랑 사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노래 나오고 몇 년 지나서 윤미래는 타이거JK와 결혼해서 혼자 놀랬다.
아무튼 이 노래
오랜만에 들으니 너무 좋네.
2000년대 초반의
하리보처럼 말랑거리던 내가 생각난다.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으니 참 좋네.
한때는 이 노래 때문에
바비킴이랑 윤미래랑 사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노래 나오고 몇 년 지나서 윤미래는 타이거JK와 결혼해서 혼자 놀랬다.
아무튼 이 노래
오랜만에 들으니 너무 좋네.
2000년대 초반의
하리보처럼 말랑거리던 내가 생각난다.
과거의 나를 돌아보면 참 부끄럽다.
그떄의 나는 지금의 나와 많이 달랐고, 지금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과 말을 했음이
그것을 겪은 주변의 사람들과 나 자신에게 부끄럽고, 미안하기도 하다.
물론 그건 잘 했지 다행이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모자라 보이는 부분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냥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
그렇다고 지금의 내가 대단하게 성장했나..돌아보면 그것도 아니다.
더 시간이 지난 후의 나는 지금의 나를 다시 부끄러워 할 것이다.
살아온 날을 돌아봤을 때 그랬는데, 지금이 뭐라고 달라졌겠는가.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내가 후회하는 것은 당시의 즉흥적인 대처에 대해서
지금 시간을 가지며 생각했을 때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실제로 그 당시로 돌아가면 다른 선택을 했을까?
잘 모르겠다.
만약에 인생이 한 1,000,000년 정도 살 수 있다면
100년을 살았을 때와 1,000년이나 10.000년을 살았을 때가 다를까?
시간이 필요하다는건 절대적인 시간일까 상대적인 시간일까.
애플워치를 착용하고 손을 씻을 때, 손을 오래 씻을 수 있도록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20초가 지나면 깨끗해졌다는 메시지가 뜬다.
처음 이 기능이 나왔을 때의 이미지는 아래와 같았다.
이렇게 멋진 애니메이션과 함께 거품같은 서체 이미지를 기다리는 동안 손씻는 동안 기분이 좋았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멘트가 랜덤하게 나왔다.
이 기능이 대단한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귀찮을 때도 많음)
이게 애플워치의 킬러기능도 아니지만 저렇게 텍스트 하나도 많이 신경쓴 모습이 정말 좋았다.
그렇게 저 기능이 업데이트 되고 몇 달 지났을까..
갑자기 텍스트가 아래와 같이 나왔다.
뭔가 오류가 있겠지 생각하며 재부팅도 해보고,
버그가 있나보다..하며 OS업데이트 되면 수정되겠지 했는데
1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손 씻기 완료 알림은 저렇게 텍스트만 나온다.
아...
왜 좋은 것이 없어졌을까?
거품이미지의 텍스트는 잘 보이지 않아서 없앴을까?
아니면 한글만 저렇게 출력되고 영어나 다른 외국어로는 아직도 거품텍스트로 잘 나오진 않을까?
이건 버그인데 고치지 않는 것일까, 아무도 이것에 대헤서 리포트 하지 않는가? 불만이 없는가?
손 씻을때 마다 저 건조한 텍스트를 보며 손을 닦는다.
오늘의 이적을 있게 해준 노래, <달팽이>는 그때도 좋아했지만 지금 들어도 참 좋은 노래다.
나는 <달팽이>가 히트친 것은 좀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달팽이>의 가사는 뭔가 있어 보이게 시적이면서,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어렴풋이 느껴지는 정도의 어려움이었고
듣기에 편하면서 많이 들어본 일반적인 대중가요 발라드와 구별되는 멜로디도 적당히 낯설면서 익숙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적당하게 어려운 듯하면서 너무 어렵지 않아서 적당히 마음에 드는 애매한 포지션의 음악이나 영화, 소설은
이를 접하는 사람들의 문화적인 허영심을 자극하여,
그것을 소비하는 것으로도 스스로 문화적인 소양이 있는 사람인 듯 착각하게 만들어 만족감을 주었다.
음악으로는 <달팽이>가 그랬고 영화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 <타락천사>등이 그랬으며
<상실의 시대>, <댄스댄스댄스>등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그랬다.
적당하게 어려우면서 과하지 않은 재미를 주면서 지적인 허영심을 채워주었던 것 같다.
<다이하드>, <투캅스>같은 영화나 <퇴마록>,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같은 소설을 좋아한다고 하는 것보다
"왕가위 영화의 완성은 크리스토퍼 도일의 촬영이 있기 때문이다"
"상실의 시대 원제목인 노르웨이의 숲은 어쩌면 노르웨이산 가구라는 뜻일 수 있다"
정도의 대사를 읇어줘야 아, 뭔가 아는 사람이구나..했던 것이다.
비슷한 영화로는 <세가지 색 블루>나 <천국의 아이들>이 있고 (감독 이름을 외우면 더 좋음)
무라카미 류, 요시모토 바나나 같은 일본 작가나 폴 오스터 같은 작가가 있다.
이런 영화나 소설은 누구에게 추천해도 대부분 재미있게 소비하게 된다.
나는 지적인 혀영심을 채우는 즐거움은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요즘은 홍대병이라는 이름으로 놀림 받기도 하지만 절대 비꼬는 것이 아니라,
이런 허영심으로 본인이 즐겁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닌가.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을 보고 전율을 느끼는 것이나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를 보며 즐거워하는 것이나
문화를 소비하는 주체가 행복하다는 점에서 평등하게 같다고 생각한다.
내 기억에는 90년대 초중반이 그런 문화적인 허영심을 자극하는 컨텐츠가 많았던 기억으로 있지만
그 시절에 10대와 20대를 보낸 내 기억 때문일 것이다.
진지한 담론으로 독자의 허영심을 채워준 <sub>, <KINO>같은 메이져 잡지와
계간 <REVIEW>나 <팬진공> 같은 독립 잡지를 기억하며,
이제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홍익미대 졸업생들의 포트폴리오 같았던- 그 외 많은 독립 잡지들을 기억하고 싶다.
크라잉 넛이 데뷔 25주년 기념으로 베스트 앨범을 새로 냈다.
기존에 있던 곡들을 그대로 짜깁기한 앨범은 아니라 다시 부르고 녹음한 앨범인데
8집까지 나온 정식앨범의 커버를 새로 그리기도 하고 꽤나 정성들여 만들었다.
밴드 [크라잉 넛]을 알게된 건 1996년이었나..
아워 네이션(Our Nation) 이라는 이름으로 옐로우 키친이라는 밴드와 만든 앨범부터 접했다.
(테이프로 A사이드는 크라잉 넛, B사이드는 옐로우 키친이었는데 옐로우키친의 음악도 참 좋다.)
암튼 거기 실려있던 ‘말달리자’가 메가히트 치면서 크라잉넛이 전국구로 유명해졌는데,
개인적으로는 크라잉넛의 말달리자는 별로 안 좋아했다.
너무 자주 들어서 지겹다. 노래방에서도 정말 많이 불렀다.
당시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크라잉넛 공연도 여러번 갔고
심지어 무대위에 올라가 헤드뱅잉도 같이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제대로 놀았다는 뿌듯함을 느낄 정도로 신나는 공연이었다.
내가 크라잉넛을 좋아하는 이유는 말달리자 같은 정신없는 곡들도 좋지만
앨범의 가장 마지막 곡 혹은 뒷쪽에 있는, 이상하게 우울한 곡들이 참 좋아서였다.
그냥 우울한 곡이 아닌 이상하게 우울한 곡이라는 것이, 가사나 멜로디는 뭔가 우울한데
어딘가 모르게 그루브하고 마냥 어둡지만 않고 밝은 부분이 느껴지는 그런 우울함이다.
눈물을 흘리며 앉아있는데 어깨가 들썩거리는. 울어서 그런게 아니라 박자를 타고 있다고 할까.
오래전에 한국 인디밴드들이 Nirvana 트리뷰트 앨범을 냈는데 그 앨범 첫곡이 크라잉넛이 부른 곡이었다.
너바나 노래중에 별로 유명하지도 않고 세상 우울한 곡인데, 무슨 다죽자 스타일의 신나는 펑크로 불렀던 것을 생각해보면..
크라잉 넛의 25주년을 기념하여 내가 뽑은 그들의 베스트(우울한)곡은 아래와 같다.
곡의 순서는 발매순이다.
1. 검은새 (1집)
“오, 비가 오면 나는 좋아. 맑은 하늘 찢어버리고 / 나는 한마리의 검은새, 그대의 어깨위에 내려 앉아서 / 그댄 이미 한마리의 백조가 되어 있더군”
- 곡이 약 5분 30초 정도인데 후반 2분은 연주만 한다. 크라잉 넛 1집은 그야말로 90년대 펑크락밴드의 치기어린 데뷔앨범이었는데도 이런 곡이 있다.
2. 게릴라성 집중호우 (2집)
“또다른 한사람 밑으로 밑으로 떨어지네 / 또다른 두사람 밑으로 밑으로 떨어지네“
- 가사는 참 우울한데 따뜻한 연주와 술잔이 부딪히는 효과음이 너무 우울하게 만들지 않으며 웃음소리로 끝난다.
3. 양귀비 (3집)
“나의 지랄같은 염병할 인생에 / 삼라만상에 꼬이고 또 꼬였던 / 돌아오지 않는 청춘의 여름날 / 꽃이여 피거라, 꽃이여 피거라~!”
- 25주년 앨범에도 실려있어서 뺄까 했지만 좋아하는 노래라서 뺄 수가 없네.
4. 몰랐어 (3집)
“나 하나쯤은 빠져도 티나진 않을거야 / 내가 이럴줄은 내가 이럴 줄은..”
- 기타연주가 참 좋다. 배경에 깔리는 리듬기타도 좋은데 중간에 나오는 기타 솔로가 참 좋다. 연주만으로 눈물이 난다.
5. 개가 말하네 (4집)
“일어나 세상의 더러운 쓰레기는 니가 아냐 / 부족한 것은 없어 단지하나 그저 너에게 잘보이고 싶어 꼬리치네 “
- 25주년 앨범에도 있는데 ‘7년전에 시작되어’라는 가사가 ‘25년전에 시작되어’로 바뀌어있다. 크라잉넛을 스스로 되돌아보는 노래.
6. 귀뚜라미 별곡 (4집)
“창백한 작은 등에 돛을 달고 / 가지 말라고, 함께 가자고 / 귀뚜라미 춤추는 밤 / 이젠 나와 함께..”
- 디스토션이 걸린 기타사운드가 오른쪽과 왼쪽 스피커에 분리되어 들린다. 술을 부르는 노래.
7. 물 밑의 속삭임 (5집)
“저 별이 뜨고 내가 널 지켜줄게 / 메마른 발에 내가 널 끌어줄게 / 내 아련한 곳, 물 밑의 속삭임”
- 심수봉의 목소리가 정말 아름답다. 쿵짝짝 쿵짝짝 슬픈 뽕끼의 곡.
8. 튼튼이의 모험 (5집)
“고향의 꽃은 피었니 / 바다의 향기 좋았니 / 혼자서 비도 맞았니”
- 죽은 햄스터를 추모하는 곡이다. 동명의 영화도 개봉했는데 이 노래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한다.
9. Gold Rush (6집)
“밤은 별을 삼킨채 머리위로 떨어져 / 높아져가는 바다위로 솟는 태양 / 아래 눈멀은 두 눈엔 떨어지는 눈물 / 뜨거운 하늘 두 손엔 녹아버린 보물”
- 6집도 역시 가장 마지막곡은 잔잔하고 우울한 곡이다. 하지만 6집은 전반적으로 곡들이 가장 좋아서 이 곡이 더 뛰어나게 들리진 않는다.
7집과 8집엔 이런 조용한 노래가 없다. 그래서 많이 아쉽다.
앨범을 추천한다면 2집과 6집을 추천한다. 둘 다 신나는 노래가 가득하고 처음 들어도 딱 좋은 곡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3집과 4집을 좋아한다. 앨범을 뒤돌아보면 매 앨범마다 히트곡들이 하나둘씩 있다는게 참 대단한 것 같다.
크라잉 넛과 함께 늙어가는 것이 좋다. 데뷔 50주년 앨범도 보고 싶다.